에덴 동산에서는 모든 말이 하나님의 기준과 계획에 일치했다. 그런데 그곳에 사탄의 음성이 들어왔다. 최초로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가 도전받았다. 그리고 최초로 인간의 말은 하나님의 기준과 계획에서 벗어났다. 말로 인한 모든 갈등과 다툼은 여기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비극적인 변화, 지속되는 갈등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특별한 피조물로서 그리고 하나님께로부터 세상에 보냄받은 관리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순종하며 살아왔다. 하나님께 대한 그들의 모든 반응과 서로의 대화는 하나님을 향한 변함없는 충성을 보였다. 하지만 뱀이 말하기 시작한 순간에 일어난 일은 너무나 비극적이며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었다. 뱀의 입에서 나온 말은 하나님의 권위에 도전하는 내용이었다. 이제 세계는 결코 이전과 동일한 충성스러운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많은 음성들, 많은 해석들
에덴 동산에서 뱀의 음성이 들린 순간에 인간은 최초로 하나님의 음성과 다른 삶의 해석을 듣는다. 사탄은 아담과 하와를 위해 하나님께서 해석해주신 진실들과 유사해 보이지만 완전히 반대되는 것을 말함으로써 심각한 혼란을 야기시켰다. 만약 사탄의 해석이 받아들인다면, 그것을 따르는 자들은 더 이상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선하거나 옳은 일이 아니며, 꼭 그럴 필요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거짓말을 믿고 따름
에덴 동산에서 뱀이 말하는 순간 새로운 문제가 생겨났다. 지금까지 아담과 하와가 서로에게 한 말들은 하나님의 말씀과 일치했기 때문에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었다. 그러나 뱀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한다. 뱀은 아담과 하와가 진리의 빛 안에서 하나님께 순종하면서 사는 것이 싫었다. 뱀은 그들을 거짓말로 속이려 했고, 자신의 거짓말을 믿도록 했다.
다시 말하지만, 뱀의 거짓말은 매우 비극적인 변화의 순간이었다. 선하고 신령한 대화는 항상 진리에 근거한다. 거짓말과 오류와 속임수는 항상 진리를 파괴한다. 또한 거짓말은 진실을 왜곡할 뿐만 아니라 서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수적인 신뢰성을 무너뜨린다. 우리가 하는 모든 말은 진실에 기초하든지 아니면 거짓말이든지 둘 중 하나다. 대화에서 생기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우리가 말을 속이고 왜곡하며 마음대로 전용(轉用)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변명과 비난
에덴 동산에서 뱀이 한 말은 또 다른 최초의 사건을 만들었다. 최초로, 사람들은 서로를 헐뜯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비판적인 말이나 서로 헐뜯는 말 혹은 분노에 찬 말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변명이나 억압이 없었고, 자신이 한 말이나 행동이, 자신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돌아오는 일도 없었다. 아담과 하와는 죄에서 자유로웠던 것처럼 서로 헐뜯는 갈등 관계에서도 완전히 자유로웠다.
또 우리는 에덴 동산에서 일어난 책임 전가 가운데 또 다른 비난의 대상이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가장 처음으로 하나님께 비난의 말이 돌아갔다. 하나님이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을 찾아오셨을 때, 아담의 손가락이 하와만을 가리킨 것은 아니었다. 하나님도 가리키고 있었다. 그러면서 아담은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이 여자를 제게 주지 않으셨다면 이 모든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나님, 이것은 모두 당신의 잘못입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여자가 제게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보십시오.”이처럼 우리가 자신의 문제 때문에 다른 사람과 환경을 비난하는 것은 하나님을 향해서도 비난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끝없는 죄악
야고보에게 있어서, 혀는 ‘불의의 세계’요, ‘온몸을 더럽히는 것’이며, ‘생의 바퀴를 불사르는 것’이었다. 그는 말하기를 혀는 지극히 작은 키이고, 불씨이며, 길들이지 못하는 동물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우리의 말은 창조주이시며 주님이신 하나님의 형상을 반영하지 않으면 뱀인 사탄을 반영한다. 우리의 말은 서로를 세우고 회복시키든지. 아니면 찢고 파괴시킨다. 그래서 말은 정말로 중요하다.
말의 영적 전쟁(The War of Words)
잠언은 불의의 세계(world of evil)의 원인은 바로 ‘혀’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불의의 세계는 성경의 모든 각권에서 나타난다. 우리는 겸손하게 우리의 말에 그 원인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야고보서와 잠언의 말씀들은 우리에게 그 점을 보여준다. 우리는 하나님의 기준과 계획에 합당하게 말하지 못한다. 오히려 종종 거짓말의 아비요, 속이고 나누며 멸망시키는 사탄의 뜻을 따르는 데까지 낮아지고 말았다.
창세기 3장과 우리의 말
창세기 3장에 나타난 대화에서 반드시 깨달아야 하는 교훈은 무엇일까?
우리는 우리의 말이 주님의 말씀(창 1장)에 근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탄의 말(창 3장)에도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을 겸손히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이것을 인정하면, 우리의 대화에서 나타나는 다툼들은 단지 대화의 기술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임을 고백하게 된다. 우리가 겪는 말로 인한 다툼은 다른 사람들과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자신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다. 그것은 위대한 대화자이신 주님을 닮은 방식으로 말할 것인지, 아니면 가장 사악한 사탄을 따라서 말할 것인지의 고민이다. 과연 우리의 마음과 말을 누가 지배하게 할 것인가?
창세기 1장과 3장에서 나타난 말로 인한 다툼은 성경 전체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우리는 삶 속에서 날마다 이러한 다툼을 겪는다. 말은 서로를 격리시키고 속이며 파괴한다. 그 상태는 분쟁이 끊이지 않는 악의 세계다. 말은 결코 무의미한 것이 아니다. 그 대가는 정말 크다.
우리는 이 문제를 지금까지 어떻게 다루어왔는가?
우리 각 사람은 이제 다음과 같은 기도를 주님께 드려야 한다.
“주님, 주님의 말씀은 저에게 죄를 깨닫게 합니다. 저는 제 말이 주님께 속해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주님의 계획과 섭리에 따른 진실한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제 자신의 뜻에 따라 제 목적만을 이루기 위해서만 말했습니다. 주님을 닮기보다는 사탄을 더 닮은 것처럼 말했습니다. 주님께 용서를 구하며 주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바랍니다. 주님만이 제 혀를 다스려주실 수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제 말을 주님께 올려드립니다. 제가 주님의 뜻에 합당한 말을 하게 하시고, 주님의 계획하심에 따라 말하게 해주십시오.”
또 우리가 고백한 것처럼, 고린도후서 12장 9절에서 바울이 말한 복음의 영광스러운 약속을 의지해야 한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우리의 연약함은 말 때문에 일어나는 다툼의 모습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우리는 낙심할 필요가 없다. 그리스도께서 오셨기 때문이다. 그분은 이 세상에 거하셨고, 죽으셨으며, 우리를 위해 다시 살아나셨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용서받을 뿐만 아니라, 말로 짓는 죄악으로 나아가는 마음의 죄에서 구원받는다. 그러므로 절망적인 연약함 속에서 그리스도의 도우심의 위대함을 깨달을 때 오히려 우리의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찰 수 있다. 주님 안에서 우리는 새로운 소망을 갖게 된다.
성숙한 성도의 언어의 습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