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와 열매
나무의 뿌리와 그 뿌리에서 생산하는 열매는 유기적인 관계가 있다. 동일한 원리가 우리의 말에도 적용된다. 말이란 우리의 마음속에서 발견되는 뿌리의 열매다. 말의 문제는 항상 마음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그것이 우리가 단지 말의 기술만을 훈련하는 것으로는 대화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이유다. 마치 열매만을 연구한다고 해서 열매의 생산량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만약 나무가 좋은 열매를 생산하지 못한다면, 그 뿌리의 문제이며 나무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때로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그녀가 날 화나게 해” 혹은 “그가 내 성질을 건드렸어”) 또는 주변 상황을 비난하는(“너무 바빠서 그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이 없었어” 혹은 “한 번에 백 마디씩 떠드는 아이들에게는 매가 제격이야”) 모습을 보이기 쉽다. 그리스도께서는 사람의 말은 ‘마음의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우상을 따르는 마음이 우상 숭배의 말을 만들어낸다.
욕망의 지배
우상 숭배는 내 마음이 하나님 외에 다른 것에 의해 조절되거나 지배받을 때 일어난다. 직장에서 성공에 대한 욕구가 상사로부터 인정받아야만 한다는 집착으로 변한다. 각종 고지서 요금을 충분히 낼 정도로만 돈이 있으면 된다는 욕구가 풍요에 대한 탐욕으로 변형된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명성을 더욱 높일 아이들을 만들어야 한다는 욕심으로 변한다. 좋은 친구를 두고 싶다는 마음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 인정받아야 하며, 그렇지 못할 때는 분노로 가득 차버린다. 건전한 욕구가 지배하는 것은 잠시뿐이고, 그 후에 이런 집착이 생기면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했던 처음의 욕구는 전혀 다른 어떤 것이 되어버린다. 그러면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동기가 부여되기보다는, 자신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것을 추구하는 마음에 의해 동기가 주어지고, 그럴 때 일에 방해가 되는 사람은 누구에게든 분노를 느낀다.
욕구의 고조
우상 숭배하는 마음은 우상 숭배의 말을 만든다.
우리를 사로잡는 것은 우상을 섬기는 말이다. 우리가 자신의 욕구를 적절히 통제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그것들이 우리를 휘어잡는다. 영적인 간음은 내가 하나님께만 드려야 하는 사랑을 다른 어떤 것 혹은 사람에게로 방향을 돌릴 때 일어난다.
야고보는 인간의 갈등이 바로 영적 간음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마음속의 우상 숭배와 간음에 대해 겸손하게 고백하지 않는 한, 분노의 말로 일어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복음의 약속은 새로운 대화 기술이나 방법보다 훨씬 근본적으로 광대하다. 그것은 말로 인한 갈등의 폭풍 속에서 잠시 고요함을 얻는 것 그 이상을 목표로 한다. 복음은 새로운 마음에 대한 약속을 확증한다. 그 마음은 더 이상 죄악된 본성의 열정과 욕구에 지배당하지 않는 마음이다.
변화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하나님께 대항했던 우상을 버리고, 다시 우리 마음을 하나님께로 향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의 말은 하나님만이 다스리시는 마음을 반영할 것이다. 야고보서에서 이러한 변화는 두 가지 방면에서 나타난다.
우리는 “손을 깨끗이 하라”는 말씀을 따라야 한다. 즉 우리의 행동에서 변화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하는 말, 즉 말하는 방식, 말해야 할 때 등 모든 것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 변화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야고보는 또한 “마음을 성결케 하라”고 말한다. 변화는 생각과 동기, 둘 다를 포함해야 한다. 우리는 말의 내용과 방법에 있어서 그리고 마음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방법에 있어서 모두 변해야만 한다.
하나님 대신 우상에게
다시 한 번 본능적 욕구는 죄악이 아님을 강조한다. 하지만 그것이 지배적인 욕구가 되었을 때, 그것은 마음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대치한다. 내 말이 이기적이고 분노로 가득하며 상황을 마음대로 판단해버릴 때도 그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미 그것들이 우상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우상 숭배는 하나님께 속한 경배를 창조물 중의 다른 것으로 바꿔 경배하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사랑, 존경, 감사 혹은 찬양에 대한 집착일 수 있다. 그것은 어떤 사람, 위치, 경제적 상태 혹은 삶의 조건일 수 있다. 인간이 하나님을 대신하여 경배하는 대상의 창조물은 한도 끝도 없다.
올바른 위치에서 다시 대화를 시작하기
우리는 지금 말의 영적 전쟁의 한계선이 어디인지에 대해서 생각한다.
성경은 만약 우리가 대화 속에서 지속되는 변화를 기대한다면, 마음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말씀한다. 우리 마음속의 우상을 다스려야만 우리는 우상 숭배의 말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언어의 주인이시고 창조주이시다. 우리들의 모든 언어는 하나님의 목적과 영광을 위해 말해야 한다. 이외의 모든 행위는 전부 우상 숭배다.
성경이 보여주는 지혜는 우리의 이해를 돕는다. 바리새인들은 예수님께 율법 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큰 계명인지를 물음으로써 함정에 빠지게 하려고 했다. 예수님의 대답은 성경에서 가장 의미심장한 구절 가운데 하나다(마 22:37-40).
그리스도께서는 경전의 모든 가르침을 두 가지 방면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하신다. 그것은 하나님께 대한 사랑과 사람에 대한 사랑이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이와 관련해서 중요한 것을 말씀하신다. 그것은 우선순위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께 대한 사랑이 다른 모든 것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다. 만약 당신이 다른 모든 것보다도 하나님을 더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웃을 당신 자신처럼 사랑할 수 없다. 말과 행동에서 이웃에 대한 사랑의 부족은 하나님께 대한 사랑의 부족을 보여준다(요일 4:7-21). 이것이 야고보가 인간의 갈등이 영적인 간음에 기인한다고 말한 이유다.
지금까지 읽고 난 당신의 마음은 어떤가?
아마도 당신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좋습니다. 하지만 나는 말의 문제라는 것에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우상 숭배의 문제까지 늘어났어요. 이때까지 했던 분노의 말이나 다툼의 말이 하나님을 거역하는 일이라고는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너무나 제 자신에 대해서 낙심이 됩니다.’
그러나 낙심하지 말라. 하나님께서는 결코 우리를 낙심시키기 위해서 죄를 드러내시는 것이 아니다. 죄를 깨닫게 하시는 것은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시는 가장 오묘한 방법 가운데 하나다. 그분은 우리 속에서 자신의 일하심을 이루실 것을 약속하신다.
하나님께서는 죄에 얽매인 마음을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으신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상황에서 일하신다. 그러므로 우리를 위해 지불하신 예수님의 죽음의 대가로 자유를 깨닫는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죄의 열매를(악한 말들) 드러내실 뿐만 아니라, 우리 죄의 뿌리(마음속의 우상)까지 드러내신다. 우리 마음을 드러내시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입은 사랑받는 자녀들로서, 단지 죄만을 용서받은 것뿐만 아니라, 죄로부터 구원받는 과정 중에 있는 사람들임을 나타내기 위해서다.
낙심하지 말라. 당신의 구원자가 임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상황 속에서 그리고 모든 관계 속에서 당신을 위해 일하신다. 그러므로 당신은 말의 영적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성숙한 성도의 언어의 습관 
